MY MENU
제목

[매경] "창의성보다 충성도 우대하는 韓 기업문화, 이젠 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5.21
첨부파일0
조회수
1624
내용
"창의성보다 충성도 우대하는 韓 기업문화, 이젠 도려내야"
기사입력 2016.08.18 17:38:05 | 최종수정 2016.08.19 10:16:17

◆ 경영학회 학술대회 / 전·현·차기 경영학회장 제언 ◆ 


한인구 차기 한국경영학회장, 유창조 현 한국경영학회장,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전 한국경영학회장·왼쪽부터)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8회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 개막식에 앞서 만나 한국 경제와 기업의 미래에 대한 토론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부산 = 김재훈 기자]

한국경영학계를 대표하는 전·현직 및 차기 한국경영학회장 3인이 18일 제18회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 개막식에서 만나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와 기업에 대한 제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한국 경제와 기업의 위기는 혁신동력이 상실된 데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가로막는 정부 규제를 없애야 하며 경제구조와 기업경영의 `단절적 변혁`이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특히 창의와 혁신보다는 근면과 충성을 높게 평가하는 한국 특유의 기업문화에 메스를 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지금 가장 큰 위기는 혁신동력 상실 

3인의 경영학자는 한국 경제와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한인구 차기 한국경영학회 회장(KAIST 경영대학원 교수)은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면서 "자기자본이익률, 영업이익률 등 경쟁력 지표가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창조 현 한국경영학회 회장(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은 "우리 기업들이 미래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상실했다"고 평했다. 그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시도해야 하는데 현재의 사업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앞으로 점점 기업들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전 한국경영학회 회장으로 현재 중소기업진흥공단을 이끌고 있는 임채운 이사장은 "한국 경제와 기업의 가장 큰 위기는 내부적인 혁신동력이 상실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외부에서 닥쳐오는 위기는 일시적이나 내부에서 발생하는 위기는 지속적이며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구조와 기업경영의 단절적 변혁을 추구하여 재도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경영학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외부 리스크로 꼽힌 `중국`에 대해서도 경영학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혁신 속도가 중국에 뒤처진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 정부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이사장은 "중국 기업의 경쟁력은 자본, 기술, 원가가 아니라 혁신에 있다"면서 "중국 기업은 대부분 창업 단계에 있어서 기업가정신이 충만하고 조직문화가 유연하며 개방적이어서 새로운 혁신을 과감히 추구하고 수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도 중장기 발전계획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으며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중국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어 기업하기 좋은 토양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대한 중국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기업이 전폭적인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한국 기업을 압박해 오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흡수하면 우리 경제의 자생력은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인구 교수도 "중국은 정부가 신기술, 특히 IT 분야의 규제를 대폭 완화해서 IT 분야 및 신사업에서 선도적인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핀테크 등 신사업 분야에서 아직 규제가 많아 혁신의 속도가 중국보다 늦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의 규제 장벽이 스타트업 육성도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규제의 대폭적 완화가 급선무"라면서 "말로만 하는 규제 완화가 아니고 중국, 미국보다 더욱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실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이사장은 "미국, 이스라엘과 같이 혁신적인 창업기업이 양성되는 국가는 일류 인재들이 창업에 뛰어든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창업보다 취업에 목을 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 혁신 위해 수평적 기업문화 만들어야 

경영학자들은 혁신을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의 조직문화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공채제도를 파괴하고 수평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변화해야 하며 직원의 충성심과 장시간 근무를 높게 평가하는 지금의 평가제도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임 이사장은 "직책 파괴, 자유로운 복장 도입, 유연근무제 등은 형식적인 변화에 불과하다"면서 "한국 기업의 조직문화가 근본적으로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변화하려면 채용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과 같은 공채제도를 갖고는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경력관리도 일반관리자보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면서 "경영자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이행하는 구조를 변화시키지 않는 한 한국 기업의 조직문화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창조 교수는 "직책파괴, 복장 변화 등은 부분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지만 이보다는 조직문화 자체가 혁신성과 창의성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지식보다는 새로운 지식 습득이 강조되고, 기존 사업보다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 발상이 장려되는 유연한 사고 및 의사결정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고자 하는 경영자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교수도 "우리나라는 고도성장 과정에서 연공서열, 충성심, 장시간 근무 등의 문화가 형성되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근면과 충성보다는 창의와 혁신이 더 중요하며 기업문화도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서 수평화되고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과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했던 기업경영이 2세, 3세로 넘어가면서 기업가정신이 실종된 듯하다. 기업가가 현실에 안주하고 기존 사업을 유지하려는 안이한 마음을 갖는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사업을 개척하는 의지가 기업가정신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경영학자들은 기업이 투자를 하도록 정부가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은 이제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친기업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투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보다 더 낫다고 설명했다. 임 이사장은 "현재와 같이 글로벌 시장이 침체되고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를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와 같이 투자에 따른 혜택을 주는 것도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정책과 입법이 수시로 변화되고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제도가 새로 생기는 것이 오히려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도 "정부가 기업에 투자를 하라고 요구할 이유도 없고 효과도 없다"면서 "투자수익률이 자본비용을 상회하는 투자 기회가 있다면 기업은 당연히 투자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취재팀 = 위정환 부장 / 배한철 기자 / 박동민 기자 / 김기정 기자 / 박용범 기자 / 최승균 기자 / 서대현 기자 / 전정홍 기자 / 우성덕 기자 / 전범주 기자 /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URL 복사

아래의 URL을 전체 선택하여 복사하세요.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