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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08 한국경영학회 동계심포지엄 및 정기총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5.20
첨부파일0
조회수
734
내용
[CEO & CEO] 위기는 기회…대한항공 올들어 여객수요 더 늘어
한국경영학회 경영자대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세계점유율 5% 안돼…95%가 기회의 시장
생존경쟁도 중요하지만 인재투자 안 아껴
창업자의 예술경영에 과학 접목시키는 중
기사입력 2009.03.08 17:38:15 | 최종수정 2009.03.08 20:07:23


`글로벌라이제이션, 선택과 집중, 시스템경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6일 한국경영학회가 주최한 `2008 한국경영학회 동계 심포지엄과 정기총회`에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이처럼 3개 항목으로 요약했다. 조 회장은 이날 한국 경영학자들이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해 수여하는 `제22회 경영자대상`을 받은 후 이 행사를 공식 후원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곁에 있던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전 경영학회장)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가 `제5회 경영자 대상`을 수상했는데 17년이 흐른 지금에는 창업 2세인 조양호 회장께서 같은 상을 받게 됐다. 2대에 걸쳐 경영자대상을 받은 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시상식에는 조 회장의 가족이 총출동했다. 장남인 조원태 상무를 비롯해 조현아 상무, 조현민 팀장이 조 회장의 수상을 축하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이)잘 아는 사업을 선택해 집중해왔고 원맨쇼가 아닌 시스템적인 경영을 해왔으며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펼친 것을 경영학자들이 사례로 연구하려고 이 상을 준 것 같다"며 "이 상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이나 한진그룹의 사업, 비전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창립 40년의 감회와 앞으로 40년의 비전을 들려 달라. 

▶지난 40년간 최초의 민간 항공사로서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임직원들의 피와 땀이 오늘의 대한항공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창업자가 일궈 놓은 것을 수성(守城)한 보람을 느낀다. 창업자의 경영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창업 2세의 경영은 과학이다. 통계와 확률, 의사결정 기법 등을 배워서 가장 성공확률이 높은 것을 택하는 것이다. 

향후 40년은 지금까지와는 환경과 조건이 다를 것이다. 우선 2019년까지 `매출액 25조원, 국제 항공여객 수송 순위 10위 내 진입, 화물 부문 15년 연속 1위 유지`라는 목표를 정했다. 그러나 이런 수치 목표보다는 남들이 가장 벤치마킹하고 싶어 하는 항공사, 전 세계인이 가장 타고싶어 하는 항공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항공운송 업계에도 직격탄을 날렸는데 위기 타개책은. 

▶대한항공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5%도 안 된다. 이는 아직 95%의 시장이 우리 앞에 있다는 뜻이다. 지금이 위기라고 하지만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기회가 많다는 얘기다. 전 세계 여객 수요는 줄었지만 환승 수요는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대한항공의 올 1~2월 여객 실적은 더 늘었다. 특히 상하이와 뉴욕 간 항공기 스케줄은 우리가 가장 편리하고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속적인 원화가치 하락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데. 

▶환율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다만 최근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수요가 모두 달러 결제이고 지난해 140달러이던 유가가 40달러대로 떨어진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대한항공이 환차손 때문에 장부상 부채비율이 400%대이지만 항공업 특성을 고려하면 현재 결코 나쁜 상태가 아니다. 외국 항공사 중에는 800%, 심지어는 1000%인 곳도 있는 만큼 (금융회사 등이)업종 특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잣대를 적용해서는 곤란하다. 대한항공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현금도 많이 확보해 놓은 상태라서 재무구조가 나쁘지 않다. 

-경기가 언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지금은 경기 회복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소한 올해는 지나야 한다고 본다. 그때까지는 전 세계 항공사가 생존경쟁을 벌일 것이다. 지금은 성장이 아닌 생존전략이 중요하다. 


-요즘은 고용이 화두인데 한진그룹의 계획은.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야말로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데 최적의 시기다. 인재에 대한 투자가 최고의 투자라고 생각한다. 잠시 어렵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프로세스를 바꾸면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진그룹은 산학협력에 많은 투자를 한다고 들었는데. 

▶최근에는 모든 학문이 융합되고 있다. 특히 중요한 분야는 수학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수학이 굉장히 중요하다. 최근 특별기금을 만들어 인하대학교에 수학 교수들을 비롯해 연구팀 전체를 영입했다. 수학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우수 학생을)해외로 유학 보내고 있다. 

-우리 사회에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경영자의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리더가 소신과 원칙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측 가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생산성 향상을 최고의 경영으로 평가해 줬지만 최근에는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항공업계가 좋은 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만든 지 25년, 30년이 지난 여객기들이 운항되고 있는데 대한항공의 보유 여객기는 대부분 7~8년 이하의 신형이다.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은 (단기 성과를 중시하므로)신형 여객기를 구입하자는 얘기를 꺼내기가 힘든 분위기다. 포스코나 삼성이 굳건하게 성장한 것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오너십 차이로 보이는데. 

▶지금 어려운 기업들은 인기에 영합한 CEO들에게 책임이 있다. 최고 기업이었던 GE도 금융 부문 비중이 높아지면서 위험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한때 각광받았던 리 아이어코카 크라이슬러 사장도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미국은 6개월, 일본은 3년, 한국은 `All or Nothing(전부이거나 제로)`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많은 한국 기업 경영자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이처럼 건강한 오너십을 갖고 책임경영을 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닮고 싶은 기업이 있는지. 

▶항공업계에서 대한항공이 벤치마킹을 할 대상은 없다. 다만 각 부문에서 배울 기업, 뛰어넘고 싶은 기업은 있다. 전체적으로 50점짜리 기업이라도 기내식은 최고일 수 있다. 서비스, 기내식, 엔지니어링 등 부문별로 배워서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다. 

■ 우즈베크 나보이 프로젝트로 중앙아시아 물류 시장 선점 

"위기 속에 더 많은 기회가 숨겨져 있다. 장기적 시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10조2126억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지만 원화가치가 폭락해 외화부채 환산손실이 크게 늘어 당기순손실이 무려 1조9424억원에 달했다. 경기 침체로 화물 수송량이 급감하고 원화가치 역시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 전망 또한 그리 밝지 않다. 

그러나 조양호 회장은 의연하다. 위기는 항상 있는 것이고 이럴 때일수록 미래지향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2001년에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험이 있다. 미국 9ㆍ11테러 이후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기 주문을 중단했지만 조 회장은 오히려 신형 항공기를 도입할 적기라고 생각했다. 조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항공시장은 성장하고 있었고 특히 아시아 지역 항공시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분석했다. 이러한 판단을 토대로 최신형 항공기인 A380과 B787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조 회장의 예상대로 세계 항공시장은 다시 성장세로 전환돼 2004년에는 15%대 급성장을 기록했고 2007년까지 연 5% 이상씩 성장했다. 뒤늦게 많은 항공사가 신규 항공기 구매를 추진했지만 대한항공에 비해 한발 늦었다. 항공기는 구매계약 후 실제 건네받기까지 3~4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올해도 대한항공의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50% 늘린 8700억원으로 정했다. 2015년까지 이미 도입하기로 예정된 약 50대의 신형 항공기 외에 올해 들어 A380 2대를 비롯해 2조3000억원 규모의 신형 항공기 8대를 추가로 주문했다. 

조 회장은 "항공산업에서 최고의 투자는 신기종 도입"이라며 "대한항공이 세계 어느 항공사보다 신기종, 운항편수 관리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더욱 공격적으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참여한 우즈베키스탄의 `나보이 공항 활성화 사업`도 장기적인 투자의 일환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부터 나보이 공항에 화물기를 주 3회 투입하고 있는데 앞으로 10년간 나보이 공항을 직접 위탁경영하고 나보이 자유산업경제지역에 비즈니스 복합단지(대한항공 콤플렉스)도 조성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당시 아무도 관심 없어 하는 나보이 개발이었지만 직접 가서 보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나보이 자유경제특구가 접근성이 좋아 중앙아시아 물류 허브는 자동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초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공항을 짓고 대한항공 측에 도움을 요청하자 조 회장은 직접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만나 "공항만 있어선 안 되고 화물터미널과 배후에 공업단지가 있어야 적정한 물동량이 확보된다"고 요청했다. 이 요구는 100% 받아들여졌다. 

조 회장은 "나보이 공항 활성화 사업을 통해 한진그룹이 중앙아시아 물류시장을 선점할 것이며 또 하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 He is … 

1969년 창립 당시 대한항공은 노후한 항공기 8대에 직원 500여 명의 아시아 꼴찌 항공사였다. 40년이 지난 지금 대한항공은 38개국 116개 도시에 취항하며 화물 부문 세계 1위, 여객 부문 17위의 항공사로 도약했다. 이 같은 퀀텀점프 뒤에는 1974년 입사해 30년이 넘도록 이 조직의 조종간을 잡은 조양호 회장이 있다. 

△1949년 인천 출생 △인하대 공업경영학과 졸업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 석사 △인하대 경영학 박사 △1974년 대한항공 입사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현재 한진그룹 회장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 

[김대영 기자 / 박종욱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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