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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경] 한국 `강한기업`서 `좋은기업`으로 가고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5.20
첨부파일0
조회수
740
내용
◆ 경영학회 통합학술대회 / 한국경영학회장 3人 특별좌담 ◆ 


사회 전병준 부국장

국내 대표 경영학자들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논의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곽수근 서울대 교수(한국경영학회장)와 전용욱 우송대 부총장(전 한국경영학회장), 유관희 고려대 교수(차기 한국경영학회장)는 `제13회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가 열린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바람직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대기업의 MRO 사업,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역할 재정립, 한국의 국가 채무와 글로벌 경쟁력 등 최근 현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범현대가의 5000억원 출연에 대한 평가는. 

▶곽수근 서울대 교수=긍정적으로 본다. 회사 돈이 아니라 개인 돈이라는 게 의미가 크다. 현대가의 출연이 더 좋은 출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격려가 필요하다. 기업은 기업이 왜 사업을 하는지,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누가 좋아하는지 등 기본적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사회라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섬과 같다. 사회의 지지를 얻어야 지속 가능하다. 기업이 있어 소비자가 행복해지고 종업원과 그 가정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전용욱 우송대 부총장=거금을 쾌척한 것은 좋지만 그것이 제대로 집행되느냐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사회 관리와 집행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한국 기업들은 강한 기업, 현명한 기업에서 `좋은 기업`으로 가는 노정에 있다.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틀을 기존 사회책임경영(CSRㆍ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공유가치경영(CSVㆍCreating Shared Value)으로 바꿔야 한다. 

사회책임경영은 기업이 사회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느낌이 강한 반면 공유가치경영은 기업의 기여가 사회 발전과 함께 간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개념이다. 

▶유관희 고려대 교수=기업이 자금을 출연해 재단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소외 계층을 지원해주는 것도 좋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소외계층을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기업이 할 일이라고 본다. 

빈곤 퇴치를 위한 마이크로크레딧을 창안한 방글라데시 그라민뱅크 같은 사회적 기업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차기에 학회장을 맡으면 학회 내에 사회적 기업에 대한 포럼을 만들고 싶다. 

―재계가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좌표를 다시 설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바람직한 사회공헌활동 방안에 대해 조언한다면. 



▶곽 교수=기업의 사회적 공헌활동도 전략적인 관점에서 차별적으로 수행돼야 기업 가치 향상에 도움을 준다.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기업의 강점을 찾고 이를 나눌 수 있다면 사회적 가치와 함께 장기적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사회와 기업이 동반성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문컨설팅 기업은 경영컨설팅 역량을 사회적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경영 역량을 높이는 데 투입할 수 있을 것이고, 의료기업은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역량을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이 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 생태계의 기초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유 교수=자립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사회의 그늘진 집단들로 하여금 홀로 설 수 있도록 이익을 전혀 추구하지 않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줄 것을 기대한다. 

예를 들어 노숙자들에게 대기업 제품을 파는 영업사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그들 스스로 삶의 의욕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대기업들은 이윤을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낼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전 부총장=조직력과 사업 역량, 자금력 등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사회적 투자다. 아프리카에서 우물을 파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기술을 보급하며 수자원 개발을 위한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해주고 있는 P&G와 GE가 대표적인 사례다. 

둘째는 기업 본업과의 연계성 등을 감안해 사회공헌사업을 선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명품 패션ㆍ유통 기업인 LVMH는 세계 문화유산 복원과 현대미술 전시를 후원하며 가전유통 업체인 베스트바이는 에너지 절약ㆍ재활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MRO 등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중소기업 영역 침범 문제가 재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은 MRO사업 철수를 선언했는데. 

▶유 교수=대기업 MRO사업은 오너 패밀리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성격이 짙었다고 본다. 삼성이 MRO사업에서 철수한다고 선언했는데 아쉬움이 많다. 

지분을 판다고 하는 것은 차익을 얻겠다는 뜻이고, 팔린 후에는 삼성과 거래하는 조건으로 납품가를 내리면 지분을 취득한 업체는 두 번 손해 보는 결과를 갖게 될 위험이 있다. 

대기업은 기존 MRO업체를 없애고 중소기업들과 공정 거래를 하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전 부총장=MRO사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나 중소기업 업종까지 침범하는 부정적인 부분이 개선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삼성이 MRO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은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다른 기업들에 압박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기업은 MRO사업이 중소기업의 영역 침범 등 사회 전반에 주는 영향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곽 교수=MRO사업 철수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기업이 기존 기업을 인수하고, 어떻게 사업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중견 기업이 인수를 해서 대기업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면 결국에는 똑같은 문제점이 나타나게 된다. 

MRO 업체를 분할해 대기업의 자체 구매조달 전담 부문과 다른 기업담당 부문으로 나눠 타 기업 부문은 중소기업 컨소시엄 같은 곳에서 인수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본다. 

―전경련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곽 교수=어느 한 기업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전경련에서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동반성장 문제만 해도 그렇다. 기업마다 역량이 다르고 의지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기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없다. 동반성장 정책 자체를 비판할 게 아니라 주저하는 기업들을 독려하고 뒤처지는 기업들을 끌어주는 게 전경련이 해야 할 일이다. 

▶전 부총장=전경련이 스스로를 대기업의 대변체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한 시각이다. 한국 경제ㆍ경영 전반에 대한 관점과 통찰력을 주는 단체로 진화해야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로 거듭나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전경련은 연구 기능이 약하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다. 전경련 회장을 하고 싶은 사람이 해도 여의치 않을 판에 하기 싫은 사람을 등 떠밀어 시키는 형국이다 보니 회장보다는 그 밑에서 힘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 교수=전경련을 해체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하는 일도 특별히 없고, 스스로도 뭘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조직을 뭐하러 유지하나. 일본을 제외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전경련 같은 조직이 있는 나라가 없다. 한국 경제가 이미 대기업 중심이 된 상태에서 대기업이 정부와 각을 세워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할 게 어디 있나. 

강자들이 모임을 만들어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건 군사정권 시절에나 어울리는 얘기다. 

[사회 = 전병준 부국장 / 정리 = 노현 기자 / 문일호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54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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