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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기고] 기업가정신을 살려야 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10.06
첨부파일0
조회수
759
내용

[기고] 기업가정신을 살려야 한다

  • 기자
  • 입력 : 2021.10.06 00:04:01  수정 : 2021.10.06 09:09:42

사업을 통해 국가와 국민에게 이바지한다는 '사업보국'을 위해 우리 기업의 1세대 창업자들은 불굴의 기업가정신을 발휘했다. 끊임없는 도전을 주창한 정주영 회장, 인재 제일주의를 실천한 이병철 회장, 모범이 되고자 노력한 김우중 회장을 비롯한 구인회, 최종건, 김종희 회장은 기업과 사회가 가치를 공유하는, 즉 마이클 포터 교수가 제안했던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을 이미 실천한 기업가정신의 선각자들이었다.

1980년대부터 성장을 위한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1세대 창업자들의 기업가정신은 사라지고 우리 기업은 경제적 가치 창출에만 온 힘을 기울였다. 우리 기업이 국가와 국민보다는 글로벌 경쟁에 살아남기 위한 기업 확장에만 몰두하면서 한국적 공유가치 창출은 길을 잃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 기업은 반기업 정서의 늪에 빠졌고, 우리 경제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정의한 기업가정신, 기업가가 현재의 공급과 미래의 수요 간 시차 때문에 생겨나는 불확실성을 부담하면서 과감히 생산을 수행하는 자세, 즉 '창조적 파괴'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 목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업보국'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우리 창업자들의 기업가정신을 이제는 사업을 통해 인류의 행복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고 우리 기업은 선진기업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업을 펼치겠다는 '사업보세'의 목적을 뚜렷이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순간부터 우리 기업은 세상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될 것이며, 또한 그동안 우리 기업을 옥죄었던 정치와 같은 외적 유혹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최근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열풍이 불고 있고 새로운 기업가정신으로 ESG가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ESG를 바탕으로 한 기업가정신은 기업만을 위한 '사업왕국'을 계속 꾸려 가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종국에 가서는 새로운 규제로부터 자승자박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그것은 세상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즉 SDG다. 17개 SDG 속에 우리 기업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나라만을 위한 기업가정신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기업가정신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기업가정신 생태계 역시 국내 상황에만 매몰되지 않는 글로벌 상황을 반영한 생태계가 돼야 할 것이다. 기업가정신 교육 역시 글로벌 창업을 위한 기업가정신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기업가정신 르네상스 시대의 개막은 기업만의 축제가 아니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을 계몽하는 대대적인 사회운동이 돼야 한다.

2030년,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글로벌 아시아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지난 8월 한국경영학회가 개최한 융합학술대회에서는 '글로벌 아시아 시대의 제2창업'을 주제로 우리 기업이 글로벌 아시아 시대의 리더가 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향후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기업가정신 제고를 위한 논의가 학계뿐만 아니라 기업을 비롯한 경제계 그리고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영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한국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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